달나라의 정의사회
달나라의 정의사회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1953~) 교수는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초반부에서 여러가지 예를 들며 실생활에서 정의란 매우 어려운 난제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고속도로 속도 제한 관련 해서 제한속도를 높이면 매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고, 속도를 낮추면 매년 수천명의 사망자가 늘어 난다고 할 때, 수천명을 희생해서 수백만명이 편해지니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제한속도를 올리는 것이 정의일까?
신호 고장으로 열차가 다가오는 것을 모르는 채 철로 위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들. 그들을 고의로 피하지 않으면 서너명의 인부들이 확실한 죽음을 맞게 되고, 그들을 피하려다가는 모두가 무사할 수도 있지만, 기차가 탈선해서 승객 중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수십명을 위해 노력도 않고 서너명을 치고 지나가는 것이 정의일까?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4)에서 발렌타인(Richmond Valentine)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명분으로 선택받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을 죽이려 하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 2018)에서 타노스(Thanos)가 우주를 지키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생명체의 반을 없애려 하는 행동.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행동이니 그들의 행동은 정의에 부합하는 걸까?
정의에 대한 딜레마는 당장 현실에서도 자율주행차 관련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갑자기 보행자들이 튀어나왔을 때 인공지능은 어떤 판단을 해야할까? 여러명의 보행자들을 지키기 위해 탑승자가 위험할 수 있지만 급격히 피해야 할까, 그래도 주인인 탑승자를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까? 자동차 제조사들은 탑승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려고 할 것이다. 내 차가 나를 최우선으로 보호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들테니. 하지만, 사회정의에 부합하는 것은 어떤 선택일까?
가상의 나라인 달나라를 가정하보자. 이런 복잡한 문제를 달나라 정권에서는 딱 한가지 기준으로 매우 단순히 답을 내놓는다. 누가 더 친한대?
이 경우라면 답은 간단해진다.
위 열차 예시에서 노동자를 먼저로 하는 달나라 정권은 노동자를 위해 탈선도 불사하는 것이 정의라고 말을 할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열차의 VIP실에 있는 승객이 친한 사이라면? 그럴 때에는 더 큰 희생을 막기위해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것이 정의가 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다수의 보행자를 먼저 보호하는 것이 정의이다. 하지만, 뒷자리 탑승자가 친한 사이라면 탑승자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달나라 정권의 정의이다.
발렌타인과 타노스의 경우는 차이를 본다. 발레타인의 초대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길테니 발렌타인의 방식은 정의로 볼 수 있다.
타노스 방식은 반대할 것이다. 사라지는 대상을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무작위니까.
하지만, 이곳은 달나라가 아니고, 현실은 복잡하기만 하다. 더 많은 권력이 있을수록 친하다고 감싸기만 하면 안된다.
친한 거와 정의로운 것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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