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평화

영화 '좀비랜드: 더블 탭'의 후반부에 나오는 바빌론. 무기 반입이 안되는 평화 지대이자, 폭력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것이 허용되는 자유 지대이다.

그들은 여유로움 속에 평화와 자유를 만끽하며, 밤에는 불꽃놀이와 함께 축제를 즐긴다. 하지만, 그 불꽃은 좀비들을 자극한다.

무서운 기세로 몰려드는 좀비들.

그 장면 속에서 문득 우리나라 정부가 떠올려진다.

치적(治績)을 위한 포장.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경제적 치적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여 무역과 국방비 협상에서 더 강한 압박을 받게 했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정치적 치적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여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그것은 작은 문제일 수도 있다. 보다 큰 문제는 남북관계이다. 남북관계에서 치적을 쌓기 위해 북한의 눈치만 보니 북한의 막말은 점점 심해진다.

치적을 쌓기 위한 욕심은 바빌론의 불꽃놀이 같다. 지지자들을 선동하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좀비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안 그래도 북한은 내부적으로 어렵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도발을 통해 내부결속을 다져왔다. 통큰 양보라고 좋게 포장하지만 북한의 눈에는 그저 군사적 나약함으로 보일 것이다. 

북한이 뭐라도 행동하면 바로 대응하기 보다 청와대 눈치를 보는 군. 각종 사건사고는 내부적인 기강도 해이도 심해지고 있는 듯 보인다. 당정청과 열성 지지자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통령의 통큰 양보가 보이지 않고, 눈치만 보고 기가 죽어있는 물렁한 군대가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도발이 필요한 시점일텐데 잘 되었다 여기고 있을지 모른다.

무서운 좀비들이 모여들지만 모르는 채 평화를 즐기는 바빌론 사람들. 그들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 평화와 자유를 생각하고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옳은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화가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닌 것처럼 자유와 평화도 그냥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민주화도, 자유와 평화도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누군가를 향한 맹목적인 지지는 언제든 힘들게 얻은 민주화를 독재로 되돌릴 수 있으며, 군대를 나약하고 눈치만 보게 만들면 언제든 평화는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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